작업 Review

프리랜서 :) 학교폭력위원회 현장에 가면

허OO 회원님2026.05.08조회수 27

푸른 5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은 기온이 좀 오락가락하긴 해도 야외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요즘 꽃구경도 가고 피크닉도 가고 테라스 분위기도 즐기면서

열심히 짧은 봄을 만끽하고 있답니다 😉

3월은 일이 거의 없었지만 4월부터는 학폭이 열리기 시작해서 슬슬 일이 많아지고 있어요

(바쁜 거 좋아 😁)

이번 연도 특징은 2년 임기에 한 번 연임 가능한 심의위원들 임기가 작년으로 끝난 경우가 많아서

심의에 처음 참여하시는 위원님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소위원회 첫 회의가 열리는 날 가면 회의 분위기를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속기사인 제가 느끼기엔 특히 녹음기를 배치할 때 흠칫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셨어요

아무래도 발언이 모두 녹음되고 기록에 남는 것이 뭔가 압박감이 있긴 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해치치 않아요 😌😌)


이번 일기는 현장에 나가면 무엇을 하는지 제 방식 기준으로 한번 작성해 볼까 해요

1. 심의실 도착

저는 보통 심의 시작 1시간~30분 전에 심의실에 도착하는 편이에요

교육지원청 심의 진행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처음 가는 곳이면 가면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니 1시간 정도 전에 도착하려고 하는 편이고요

분위기가 익숙한 곳이면 30분 정도 전에 도착하려고 해요

심의 시작 전에 위원님들이 먼저 모여서 사안에 대해 사전 논의를 하는데요

사전 논의 내용을 들어두면 속기록 작성할 때 도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위원님들이 다 모이시기 전에 먼저 도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교육지원청에 따라 위원님들 모임 시간을 심의 시작 1시간 전으로 공지하는 곳도 있고

30분 전으로 공지하는 곳도 있어서 저도 거기에 맞춰서 도착한답니다

2. 자료 확인 및 노트북 세팅

심의실에 도착하면 속기사 자리 먼저 확인하고 노트북과 키보드를 세팅합니다

그리고 오늘 심의위원 명단, 심의 자료 등을 확인합니다

자료 확인 후 해당 교육지원청 양식을 열어 오늘 심의에 맞게 세팅하고

회의록에 들어가야 해서 알아야 할 정보가 있는데 그게 제공된 자료에 모두 있는지 확인합니다

자료에 없는 것이 확인되면 장학사님이나 주무관님께 여쭙고 확인을 마칩니다

그리고 필요한 상용구를 등록해요

자료 확인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관련자 이름이에요

번문할 때도 이름이나 지명, 고유명사에 오타가 없는지 반복 확인하는 편이에요

또 위원님들이 사전 논의하실 때 뭔가 저에게 낯선 단어가 들린다면 자료에 그 단어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장학사님께 여쭈어서 확인하기도 해요

3. 녹음기 세팅

녹음기는 위원님들 사전 논의 끝나고 심의 시작 10분~5분 전쯤 세팅해요

학폭위에서 녹음기는 1~2대 정도만 있어도 크게 무리가 없지만 저는 번문할 때 편하려고 총 4대 녹음기를 설치해요

녹음기 모두 동시에 녹음 시작 버튼 누르고 녹음 시작 잘 되었는지(녹음기 초가 흘러가는지) 확인 후

녹음 시작한 시간 기록해 두고 녹음기 홀드 후 각 자리에 배치합니다



요건 AI로 만든 이미지인데요

학폭위 심의실은 대부분 요런 구조예요

그래서 메인 녹음기는 학생이 앉을 진술석에 두고요

하나는 위원장님 자리에 두고 나머지 2개는 마주 보고 계시는 위원님들 각각 한 쪽씩 놓아요

여기까지 하면 심의 시작 전 제가 할 일은 끝이 납니다

4. 속기

학폭위 심의는 보통 피해 학생 진술 -> 가해 학생 진술 순으로 진행돼요

학생이 입장해서 위원장님이 발언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속기는 시작됩니다

현장에서 속기할 때는 모든 발언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번문하면서 녹음된 내용만으로 알 수 없을 상황들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목소리가 비슷한 여성인 위원님 여러 명이 번갈아 말씀하실 때 화자 구분,

행동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경우,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경우 등이에요

그리고 번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속기합니다 ㅎㅎ

5. 마무리

회의록은 학생 진술까지만 작성하는 곳도 있고 진술 이후 조치 결정하는 과정까지 작성하는 곳도 있어요

학생 진술까지만 작성하는 경우 진술이 끝나면 위원님들은 조치 결정을 위해 회의를 계속 진행하시지만

속기사는 조용히 녹음기 등 장비들을 정리하고 조용히 인사드리고 스르르 나오면 됩니다 ㅎ

그리고 저는 이제 번문 열일을 위해 집으로 🤨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일이 많이 들어오면 좋고 바쁘면 좋지만

학폭이 그만큼 많이 일어난다는 건 매번 참 씁쓸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이 많기를 바랐다가 아니길 바랐다가 그래도 많기를 바랐다가 한답니다 😅

(갑자기)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빌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