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센터 속기사 : )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7월
안녕하세요,
이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저는 이번 달에 너무 힘들었어요. 조사가 많기도 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쳤던 7월이었는데요.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사건 내용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요.
제가 수사속기사로 일하면서 나름 멘탈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달은 쉽게 잊히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 사건들이 많았어요.
보통 그런 사건은 1년에 몇 번 없는데 유독 7월에 몰려 있었는데요.
특히 7월 중순 이후에는 대부분의 조사 내용이 그랬어요.
조사가 있을 때 사건 담당 형사님도 함께 모니터링을 하시는데요.
형사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사건은 처음이에요."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들면 어떻게 버티지?"라는 궁금증이 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첫 번째는 계속 다른 속기록을 작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잊게 된다는 점이에요.
센터 특성상 수사관님 네 분이 교대 근무를 하시는데 조사 내용을 궁금해하시며 "○○○님 조사 어떻게 됐어요?"라고 물어보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저는 "네..? 어.. 누구시더라.. 기억이 안 나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속기록 작성 때문에 제가 수사관님께 질문을 드려도 기억이 안 난다는 답을 들을 때도 있고요.
계속 다른 조사가 있다 보니 이전 사건들은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잊혀지더라고요.
어떤 날은 오전, 오후 모두 조사가 있었는데 오후 조사가 끝난 뒤에
"오늘 오전 조사 내용이 뭐였더라?"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두 번째는 이전 글과 웨비나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콘서트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에요.
이번 달에도 콘서트가 있어서 다녀왔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스트레스가 풀리고 정말 살 것 같더라고요.
오전 조사 끝내고 부산으로 갔어요!!
하지만 콘서트가 매일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영화도 보고 여러 가지 취미를 즐기면서 마음을 환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스파이더맨도 보고 왔는데요.
사실 영화를 보는 게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만 되는 건 아니에요.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기 전 피해자의 긴장을 풀기 위해
수사관님께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라포를 형성하시는데요.
특히 아이들이 조사 대상인 경우에는 좋아하는 캐릭터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세요.
이럴 때 제가 영화나 캐릭터, 게임을 알고 있으면 피해자의 이야기를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도 있지만 업무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항상 쉬운 건 아니더라고요.
여자아이들은 티니핑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는데 캐릭터 이름이 너무 많아서 따라가기 쉽지 않더라고요.
남자아이들은 공룡과 헬로카봇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이가 신나게 공룡과 카봇 이름을 줄줄 말하는데
저는 하나도 몰라서 나중에 하나하나 다 찾아보며 속기록을 작성했던 기억도 있어요.
그중에서 제일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었는데요. 한때 유행했던 이탈리안 브레인롯이라고 아시나요?
아이가 신나게 캐릭터 이름들을 말하는데 이때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손이 멈췄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야 긴장도 풀리고
자연스럽게 라포가 형성되기 때문에 저도 작업하면서 찾아보는데요.
이제는 많이 듣다 보니 조금은 익숙해진 거 같아요.
정말 속기는 아는 만큼 들린다는 게 맞는 말인 거 같아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던 7월이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한 달을 잘 버텨낸 것 같습니다.
8월에는 휴가 기간이기도 하고 방학 기간이기도 해서 조금이나마 여유롭지 않을까 기대 중인데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전 글라이브콘텐츠 작업하면서 쉬어봤습니다642026.07.28
- 다음 글재택 프리랜서 속기사의 여름날 기록 🪸🫧292026.08.19